충청타임즈 2023년 09월 14일 (목) 11면 교육/입시/NIE
선생님이 들려주는
과학 이야기
김 태 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
인간 크기에서 우주 크기로 확장시켜 보자
어린 시절 어둑해지는 시골마을 골목길에서 추운 줄도 모르고 동네 아이들과 담벼락 사이에 숨 기도 하며 놀았다. 그 동네를 떠 난 후에도 그 추억이 그리워 다 시 가보았다. 그리고 골목길에 들어서며 놀랐다. 아니, 골목길 이 이렇게 좁았던가? 담벼락이 이렇게 낮았었나? 내가 숨었던 곳이 이 전봇대 뒤쪽이었는데 어 떻게 이 뒤에 숨어 있었지?
우리가 인식하는 주변의 세상 은 모두 인간의 스케일 (10즉 1m의 크기)과 관련이 되어 있다. 우리가 사는 집과 자동차도 인 간의 크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 다. 우리가 개미 크기만큼 작다 면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은 지금 과 확실히 다른 모습일 것이다. 개미가 볼 때 우리는 어마어마한 크기일 것이고 우리가 사는 집과 자동차도 다르게 보일 것이다. 오늘은 우리의 눈을 들어 우주 를 바라보자. 우리의 스케일을 10배씩 확장시켜 간다고 생각해 보자. 그리고 지구의 크기를 넘 우주로 나아가보자.
10배 확장한 10m 공간, 즉, 10' 의 세상은 내게 익숙한 사무실이 다. 다시 10배 확장한 100m 공 간, 즉 10'의 세상은 내 주변, 내 일터 자연과학교육원이 보인다. 주변의 나무와 건물이 들어온다. 다시 10배 확장해보자. 1000m 즉 1km, 10의 세상은 인근 도시 안의 친숙한 장소가 보인다. 도 로와 공원, 도청 등. 다시 10배 확장해볼까? 10km, 즉 10의 세 상은 수십만명이 사는 청주의 집 과 일터가 보이는 수준이다. 아! 저기가 보은 방향이구나, 아! 이 쪽이 서청주인가 가늠하는 수준 이다. 다시 10배를 확장한 10'의 세상은 비행기를 타고 청주상공 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은 모습이다.
10 아나운서가 날씨 예보를 하 는 뉴스를 볼 때 자주 나오던 우 리나라의 인공위성 사진 모습이
나타나는 규모이다. 분명 저 속 에 10' 즉 1m 크기 단위의 내가 있건만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있 건만, 사람의 손으로 만든 건물 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.
10'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보 여줄 정도의 지구 모습이 나타난 다. 파란 하늘과 구름이 보일 정 도로 확장되었다. 이러한 지구의 모습은 1967년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 다. 10° 다시 10배 확장시키면 지 구 전체의 모습이 정중앙에 들어 오며 마치 우주 전체에 지구만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 다. 주변에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고 우리의 지구만 선명하고 강 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케일 이다.
다시 10배 확장해보자. 10 이 제 지구는 가운데 하나의 작은 점으로 보이고 주변을 도는 달의 공전 궤도가 눈에 들어온다. 인 류가 지금까지 개척하여 밟아 본 가장 먼 곳, 달! 다시 10배 확장 해보자. 1010 지구는 이제 점으로 도 표시되지 않을 정도로 멀리 확장되어버렸다. 이제 보이는 공간은 지구가 4일 동안 공전하 며 지나가는 길 전체를 포함할 정도로 큰 공간을 보여줄 만큼 확장되어버렸으며 달의 공전 궤 도는 그 궤적에 묻혀 버리는 수 준이다.
이렇게 10배씩 확장해나가면 지구가 약 6주동안 이동해야하 는 10의 스케일, 거대한 목성 의 경로가 살짝 드러나며 내행성 계가 한눈에 보이게 되는 10의 스케일, 외행성계를 포함하는 103 의 스케일을 지나 태양계 전체가 가운데에 하나의 점으로 나타나 는 1014 1015 1016 크기의 스케일 과 1017 1018 1019 로 확장이 되며 더 이상 우리 태양계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게 멀어져 서 배경처럼 보이게 된다. 나는 어디 있는가? 내 존재의 크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?